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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희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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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당신이 편안하다면, 저도 잘 있습니다' 등록일 2017.11.20 22:10
글쓴이 최상용 조회/추천 619/7

 

 

'당신이 편안하다면, 저도 잘 있습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당신이 편안하다면, 저도 잘 있습니다'

라틴어를 강의하는 한동일 신부에 따르면 로마사람들은 편지를 쓸 때 늘 이 문구를 앞머리에 붙였다고 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말은 아마도 '각자도생'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우리는 각자도생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친구지간에도… 경쟁은 생활이었고 나만, 혹은 우리 가족만 잘 살면 된다는 각자도생의 철학은 우리를 늘 유혹했지요.

우리는 말로는 성직이라면서 구멍가게 주고받듯 세습하는 대형 교회와 중소기업을 쥐어짜서 몸을 불리는 재벌들과 성추행을 하고도 큰 탈 없이 잘 살아남는 직장 상사들과 심지어는 국민의 막대한 세금을 쌈짓돈처럼 나눠먹던 위정자들 사이에서도, 그 모든 것의 피해자는 바로 우리라는 사실을 잊고 싶은 듯 타인의 고통에는 무감해져 왔던 것이 아닌가….

아니었습니다.

"괜찮으신가요?"

지진이 일어났던 지난 수요일 SNS를 뒤덮었던 안부의 말들. 예기치 못했던 재난 앞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가까이 있었던 시민들은 포항으로 달려갔고, 수능의 시계는 포항의 학생들을 위해 일주일 늦춰졌으며, 동료 수험생들을 향한 경쟁자들의 응원의 글마저 넘친다 하니…

세상은 우리를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았지만… 그 길에서도 우리는 우리의 품격을 잃지 않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1995년 1월 17일을 기억합니다. 일본 고베에서는 대지진이 일어나 6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장을 취재했던 외국 기자들이 가장 신기했던 것은 그 참사의 와중에도 시민들이 무척 침착했더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통곡하지도, 허둥대지도 않았고, 기존의 언론이 전해주지 못하는 내용은 자신들만의 동네 라디오를 통해 정보를 전하는 기민함까지 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들도, 얼핏 보면 각자도생의 길 위에 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은 고베의 시민들 못지않은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다시 떠올려 보는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당신이 편안하다면, 저도 잘 있습니다.'

오늘(20일)의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사족입니다. 서울 강남의 학원가에서는 수능 일주일 연기를 맞아서 발 빠른 특가 상품을 내놓았다던데… 저는 차라리 지난주 대피소에 있던 포항의 한 여학생이 해준 약속에 우리의 미래를 걸겠습니다.

 

 

http://news.jtbc.joins.com/html/402/NB1155240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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