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뇌출혈에도… 승객부터 살린 버스기사 간신히 갓길에 세우고 40명 구해
시외버스 운전기사인 한원기(55·전북고속·사진)씨는 지난 11일 오후 10시 5분쯤 전북 정읍시 정우면의 한 주유소 앞 도로에서 급성 뇌출혈을 일으켰다. 당시 한씨는 전주에서 정읍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운전하고 있었고 이 버스엔 승객 40여 명이 타고 있었다. 한씨는 전주에서 출발한 지 30여 분 만에 갑자기 어지럼증과 복통을 느꼈다. 제대로 말을 할 수도 없을 정도로 고통이 극심했다. 한씨는 손짓으로 승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승객들은 무슨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한씨는 갓길로 버스를 세우려고 운전대를 꺾으면서도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는 버스를 세우고 난 다음에야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이 장면은 버스 안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에 모두 찍혔다. 한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동공이 빛에 반응하는 등 아직 뇌사 상태에 빠지지는 않았다. 한씨의 친구 김범영(55)씨는 "원기는 국제구호단체에 정기 후원을 할 정도로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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