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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국', 지금 소개합니다 등록일 2018.10.23 00:04
글쓴이 최상용 조회/추천 314/3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국', 지금 소개합니다

[먹고 생각하고 그냥 써라] '사랑'이 담겨 있기에 더 맛있는 미역국

 


 

 오늘 '엄마표 미역국'에는 바지락이 들어있네요
 오늘 '엄마표 미역국'에는 바지락이 들어있네요
ⓒ 임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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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은 참 따뜻한 음식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면 국 한 그릇이 절로 생각이 납니다. 어떤 음식이든 만든 이의 정성과 사랑이 담기지 않은 음식이 없겠냐마는 그래도 가장 정성과 사랑이 묻어나는 음식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전 망설임없이 '국'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콩나물 하나만 사도 콩나물국을 끓일 수 있고 된장에 우거지나 시금치만 있어도 구수한 된장국이 만들어집니다. 김치에 물을 넣고 끓여도 시원한 김치국이 되지요. 계란과 잘게 다진 야채만 있으면 계란국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다 조금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만 소고기를 넣은 무국이 나오고 동태국, 북어국 등 생선국을 먹을 수 있게 됩니다.

겨울에 제맛이 나는 매생이국, 미리 봄냄새를 맡을 수 있는 냉이국과 쑥국은 별미죠. 선지를 넣고 끓인 해장국의 맛 또한 잊을 수 없죠. 단출한 재료만으로도 만들어지는 따뜻한 음식.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도 맛있는 식사를 하게 만드는 음식이 바로 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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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아침을 먹기 싫어하는 아들딸에게 어머니는 국에 밥 한 술을 말아 "이거 한 숟갈이라도 먹고 가렴"이란 말을 하곤 했지요.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내주고 홀로 앉아 국에 밥을 말아 한끼를 먹던 옛 어머니들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말하려는 이 국이야말로 가장 따뜻한 국이자, 사랑 없이는 끓일 수 없는 국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생일을 맞은 아내, 남편, 자식을 위해 끓인 국, 출산을 한 딸을 위해 엄마가 끓이시던 국. 바로 미역국입니다.

생일 아침 미역국 없으면 뭔가 허전해

큰사진보기 맛있게 끓고 있는 미역국
 맛있게 끓고 있는 미역국
ⓒ 임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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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밖에서 생일 잔치를 한다고 해도 생일 아침 집에서 미역국을 먹지 않으면 허전함을 느끼는 게 한국인의 심리입니다. 그 정도로 미역국은 생일의 필수 음식이죠. 생일날 아침 미역국이 나오지 않으면 '내 생일을 잊었나?'라는 생각에 괜히 뾰로퉁해지도 합니다.

가족의 생일을 기억하는 엄마는 매 생일마다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미역국을 보고서야 비로소 '아, 오늘 아버지 생일이구나', '형 생일이구나'라고 느낀 적도 종종 있었죠. 그런데 정작 당신의 생신 때는 미역국을 끓이지 않은 적도 많았습니다. '생일이 뭐 대수냐?' 하시면서 말이죠. 이럴 땐 저라도 직접 미역국을 끓여드려야 하는데 아직 그렇게 하질 못했습니다.

사실 저는 미역을 잘 먹지 못합니다. 그래서 미역국을 먹으면 국물만 먹곤 했지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어머니가 끓인 미역국은 미역과 국물을 모두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역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이는 어머니 미역국이 참 맛있었던 것이죠.

미역국엔 주로 소고기를 넣지만 조개나 바지락, 굴, 닭고기 등을 넣기도 합니다. 제주도에서는 생일이 되면 성게를 넣고 국을 끓인다고 하지요? 우럭이나 생선을 넣은 미역국도 좋죠. 생일 축하한다고 미역 넣고 대충 끓인 국이 나와도 우리는 흐뭇해합니다. 기억해주는 친구가 고마운 겁니다.

아이 낳은 딸을 위해 끓인 행복과 눈물의 미역국

큰사진보기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국, 미역국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국, 미역국입니다
ⓒ 임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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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역국을 이야기하자면 역시 아이를 낳은 딸을 위해 엄마가 끓이는 미역국 이야기를 빼면 안 되겠죠. 산고를 겪은 딸을 위로하며 엄마는 미역국을 끓여 식지 않게 보온병에 담아 딸에게 먹입니다. "부지런히 먹어야 젖이 잘 나온다"는 말도 곁들이면서요. 미역국을 끓이는 엄마는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행복'과 '사랑'이 섞인 미역국입니다.

지금이야 미역이 흔해졌지만 과거에는 아이를 낳아도 미역국을 쉽게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남아선호가 드셌던 옛날에는 딸을 낳으면 미역국은커녕 시댁 식구들의 냉담한 시선을 받아야만했죠. 친정 엄마는 그 귀한 미역을 구해와 국을 끓여 시댁 식구들 몰래 딸에게 먹였습니다. 딸은 눈물을 흘리며 국을 먹습니다. 눈물 섞인 미역국의 맛입니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을 본 경찰이 이 할머니를 파출소로 들여보냈는데 그 할머니가 가지고 있던 보따리에는 식어버린 미역국과 나물이 있었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던 할머니. 하지만 그 할머니는 딸이 아이를 낳았다는 말에 무조건 미역국을 가지고 딸을 찾아나섰던 겁니다. 그 뉴스가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울컥했습니다. 이 국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국이 아니었을까요?

생일을 축하하고 산고를 위로해주던 음식. 사랑과 정성이 없다면 끓이기 어려울 음식. 세상 어느 음식이 있어도 미역국만큼 마음을 감싸주는 음식은 없는 것 같습니다. 꼭 기장 미역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꼭 고급 재로를 쓰지 않아도 좋습니다. 미역과 '사랑'만 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미역국을 끓일 수 있을테니까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76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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