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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참고)부모님의 소망, 그리고 넋두리 : 한겨레 신문 칼럼(06.3.29) 등록일 2006.03.29 22:29
글쓴이 최상용 조회/추천 1641/20
부모님의 소망, 그리고 넋두리 : 한겨레 신문 칼럼(06.3.29)
(기사 보기)
 
 
부모님의 소망, 그리고 넋두리 (원문)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을 ‘노년기’라고 하는데 에릭슨은 이 시기를 ‘통합성의 시기’ 또는 ‘지혜의 시기’라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과거의 삶을 돌아보고 오늘을 새롭게 하여 즐겁게 사시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빛바랜 사진들을 앨범에 정리하시면서 사진에 얽힌 고난과 희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감칠맛 나는 그 순간의 느낌을 녹음해 두는 일입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그 시대를 살아오면서 느끼신 사랑과 애환, 그리고 우리 가족만이 담고 있는 풍습, 손때 묻은 물건, 자료 등을 정리하며 아름다운 정감을 함께 나누고 자신의 현재를 받아들이는 시기입니다.

자식 된 도리로 부모님의 인생이 아쉬움과 절망에서 벗어나 감사와 희망의 여생이 되도록 해드리세요. 그분들은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넋두리를 하고 계실 겁니다.

* 몸의 대부분이 아프고 쑤시며, 아프지 않는 곳은 말을 잘 듣지 않네. 눈이 안보이니 마음대로 행동하기가 어렵고 안경을 쓰니 답답하기만 하네.

* 손때 묻은 빛바랜 주소록에는 만날 수 없는 가족, 친지들의 보고 싶은 이름들만 빼곡하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어디를 가고 싶어도 혼자서는 움직일 수가 없네.

*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 가슴이 두근거리며 수도꼭지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만 들어도 화장실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가끔 황량한 벌판에 나 홀로 서있는 외로움을 느끼네.

* 잠이 오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돈을 아끼기 위해 전깃불을 끄는데, 긴긴 저녁이 왜 이다지도 단조롭고 지루할까? 초저녁 한숨 잠에서 깨어나면 엎치락뒤치락 쓸데없는 걱정으로 아침을 맞네.

* 허리는 갈수록 땅에 닿도록 구부러져 가고, 집안에 빈방은 많지만 잠잘 사람은 없고, 종이 약상자에는 이 봉지 저 봉지 먹다 남은 약들로 가득 차 있네.

* 뭔가 하고 싶지만 할 일이 없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아무도 내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어… 자식 손자들에게 하염없는 사랑을 베풀고 싶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네.

*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가보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으나 마음뿐이지 갈 수 없는 형편이고, 호주머니에 돈이 좀 있으면 하고 싶은 것이 많았으나 막상 돈이 들어오면 엉뚱한 곳에 쓰이게 되네.

* 작아지는 자신을 바라볼 때 슬퍼지고 우울해지나 남부끄러워 내색을 하기 어렵고, 미지근한 아랫목에 누워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리니…‘자식 걱정 끼치지 않고 병원신세 지지 않고, 빨리 죽어야 할 텐데…’라고 생각해 보네.

말 한마디 할 수 있는 것, 한입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 한 시간이라도 깨어 있을 수 있는 것, 지금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 행복한 선물로 받아들이세요.

저희는 압니다. 당신 삶의 애환 속에서 우리가 태어나 한결같은 내리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당신의 염원이 우리의 미래라는 것을…

걱정하지마세요! 당신이 살아오시면서 베푸신 큰 공덕으로 언젠가 눈 감으시는 날 저희는 당신을 그리워 할 것이며, 먼저가신 사랑하는 분들이 더 좋은 세상에서 환한 모습으로 당신을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 최 상 용. 새미래 뉴스 대표. 노인 심리 연구가. -
http://www.semirenews.com
 
- 전국 교차로협의회 '아름다운 사회'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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