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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꿈과 희망찾기 > 꿈과희망뉴스

제목 [] 간장떡볶이 할머니와의 40년 추억… 손님들이 추모하다 등록일 2015.11.20 08:46
글쓴이 최상용 조회/추천 1200/20

 

간장떡볶이 할머니와의 40년 추억… 손님들이 추모하다

 

 

[오늘의 세상]

 

'서울 금천교시장의 名士' 김정연 할머니 별세… 수십년 단골들 추모쪽지 줄이어

홀몸으로 어렵게 살면서도 학생들에 쌈짓돈 꺼내 용돈 2300만원 기부 약속까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고교때 떡볶이 먹었던 40代, 할머니 부고 글 직접 써 붙여

장례식엔 떡볶이 인연 맺은 '손자' '손녀'들 찾아와 애도

"그동안 할머니의 떡볶이를 찾아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11일 서울 종로구 금천교시장 초입에 있는 한 평 남짓한 가게 앞에는 안내문 한 장이 붙어 있었다. 지난 40년간 이곳에서 간장 떡볶이를 팔아온 김정연 할머니가 99세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리는 부고(訃告)였다. 생전의 김 할머니가 수줍게 웃으며 떡볶이를 볶고 있는 사진 밑에 '김 할머니가 지난 3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적혀 있었다.

 

 

11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천교시장의‘떡볶이 할머니’김정연씨의 부고 글 주변에 시장을 찾은 학생들이 몰렸다.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떡볶이를 먹으러 왔다가 추모글을 쓰고 있다. 지난 40년간 금천교시장에서 떡볶이 장사를 해온 김 할머니는 지난 3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진한 기자

 

 

김 할머니 사진과 함께 부고를 직접 써 붙인 이는 황일기(43)씨다. 황씨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26년 전 경복궁에 놀러 왔다가 김 할머니가 만든 떡볶이를 사 먹게 됐다고 한다. 그 뒤로 잊고 지냈는데 지난 5월 우연히 근처에 왔다가 할머니가 수십 년 전 모습 그대로 떡볶이를 팔고 있는 모습을 봤다. 황씨는 "할머니를 보고 옛날 생각이 나 눈물이 핑 돌았다"며 "그때도 폐암으로 투병 중이셨는데 병세가 심해져 얼마 안 가 가게 문을 닫으셨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가 가게를 닫은 뒤에도 이곳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린 사람은 황씨뿐이 아니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 년 된 단골손님과 동네 주민들이 할머니의 간장 떡볶이를 잊지 못해 일부러 찾아왔다. 이날도 김 할머니를 찾았다가 부고를 접한 단골손님들은 "할머니 떡볶이 맛을 잊지 못할 거예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라며 저마다 사연을 적은 글을 남기면서 할머니를 추모했다. SNS에도 '안 보이셔서 자녀들 만나러 가신 줄 알았는데…' '낡은 의자에 앉아서 다정하게 말 걸어주시던 할머니의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등 추모의 글이 이어졌다.

 

 

 

최근 세상을 떠난 고(故) 김정연 할머니가 40여년 동안 팔아온 간장떡볶이. /인터넷 캡처

 

김 할머니는 '금천교시장의 명사(名士)'였다. 김 할머니 가게는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를 나서면 바로 나오는 금천교시장 입구에서 30m 들어간 곳에 있다.

 

이곳엔 김 할머니가 만든 간장 떡볶이를 먹자고 곳곳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위 사람들에게 주는 것도 많은 김 할머니였다. 떡볶이를 먹으러 온 학생들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등록금이나 생활비에 보태라고 돈을 쥐여줬다.

 

2009년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그때까지 모아뒀던 2300만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몸이 약해져 결국 기증하진 못했지만 20여년 전에 장기 기증도 약속했다.

개성(開城)에서 보따리 장사를 하던 김 할머니는 1950년 인삼을 팔러 서울에 들렀다가 6·25전쟁을 맞았다. 그 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북한에 있는 남편과 세 자녀를 만나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금천교시장에 자리를 잡고 채소와 달걀, 꽃을 팔며 생계를 꾸렸다. 떡볶이 장사는 40년 전 무쇠 솥뚜껑 하나로 시작했다. 개성 살 때 해 먹었던 '간장 떡볶이'였다. 솥뚜껑에 기름을 두르고 가래떡에 고추장 대신 간장으로 간을 해 고춧가루와 깨, 다진 파 등을 조금 넣고 살짝 볶는 게 전부였다.

김 할머니 떡볶이를 찾는 사람들은 "쫄깃한 가래떡이 느끼하지 않고 개운한 맛을 낸다"고 기억했다. 이웃 상인들은 지난 10월 자신들이 간장 떡볶이를 만들어 김 할머니 병문안을 다녀왔다고 한다.

 

시장에서 43년간 떡방앗간을 해온 곽종수(59)씨는 "1년 중 설날과 추석, 초파일, 칠월칠석을 빼고는 김 할머니가 일을 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하늘나라에서 남편을 만나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4일 빈소가 마련된 서울 적십자병원 장례식장엔 단골 '손자' '손녀'들이 줄을 이었다. '떡볶이 주세요' 하며 할머니에게 줄 과자며 꽃을 들고 시장을 찾았던 학생들이다. 이화여대에 다니는 신모(22)씨는 "이따금 할머니 떡볶이를 사 먹었는데 언제인가 우리 집 사정이 안 좋은 걸 아시고선 쌈짓돈을 꺼내 몇만 원씩 용돈으로 주셨다"며 조의금을 놓고 갔다. 가수 서수남씨는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자주 찾아뵀다"며 "지난 9월 백수(白壽) 잔치를 열어 드렸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김 할머니 장례는 수목장(樹木葬)으로 치러져 경기 파주 용미리 추모공원에 묻혔다. 한국에 있는 유일한 피붙이인 5촌 조카 김형수(74)씨는 "이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구청 직원의 입회하에 '재산 일부를 북한에 있는 자식들을 위해 남겨놓고 나머지는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전했다.

 

[유소연 기자 why@chosun.com]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2&cid=3069&iid=1043667&oid=023&aid=0003084077&ptype=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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