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주민센터에서 복지를 담당하는 안치용 주무관은 지난달 14일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모(74)씨가 치매 때문에 횡설수설하고 난폭한 행동을 보인다는 제보를 받았다.
안 주무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보니 이씨는 미혼으로 자녀가 없고 형제들과도 연락이 끊겨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담당자 직권으로 이씨의 국민기초생활보장을 신청하고 공동모금회 후원금 20만원도 요청했다.
또 수시로 이씨의 집을 찾아 이씨를 안정시키고, 보호자 역할을 하던 김완길씨와 주기적으로 통화하며 이씨의 상황을 살폈다.
안 주무관은 이후 이씨를 직접 요양병원으로 데려가 입원수속을 돕고 병원 샤워실에서 대소변으로 몸이 엉망이 된 이씨의 몸을 직접 씻기기도 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김씨는 최근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에게 편지를 보내 안 주무관의 선행을 알렸다.
김씨는 "요즘처럼 삭막한 세상에 젊은이가 팔을 걷어붙이고 오물을 제거하며 손수 목욕을 시키는 장면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며 "아직 이런 훌륭한 젊은이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에 가슴 뿌듯하다"고 칭찬했다.
안 주무관은 "사회복지공무원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30일 안 주무관의 사연을 소개하며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선뜻 나서 돕는 사람이 갈수록 적어지는 세태 속에 안 주무관의 희생정신은 공무원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2&cid=3069&iid=999785&oid=001&aid=0007564505&ptype=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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