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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직] 5분 훈화자료 등록일 2013.10.02 10:03
글쓴이 최상용 조회/추천 337/1


5분 훈화자료



다음 이야기들은 지동이에서 그 동안 틈틈이 모아온 것입니다. 책으로 나온 것이 아닌 이야기들(통신, 떠도는 이야기?), 그리고 신문기사도 더러 있습니다. 그래서 미처 출처를 밝히지 못했습니다. 재미있거나,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 또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덧붙이거나 덜어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선생님은 울고 계셨다

그 때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곤 한다. 그 때 내 나이 열두 살, 가난한 집안 살림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가 살았던 임자도에는 그 때까지 학교란 게 없어 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한지라, 항상 반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게 버릇이 되어 있었다.
여느 시골도 마찬가지였겠지만 그 때는 참 욕을 많이 했다. 좋아도 욕, 싫어도 욕, 욕이 아니면 대화가 안 될 정도였다. 욕도 그냥 욕이 아니라 지금 생각하면 온갖 상스러운 소리가 총동원된 그런 욕이었다.
이런 우리들 모습에 선생님은 때로는 꾸중을 하셨고 때로는 벌을 주셨다. 또 어떤 때는 눈을 감으라고 한 뒤 여러 선현의 가르침을 주기도 하셨지만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월요일 조례 때, 선생님은 조그만 종이를 가져와서 우리에게 10장씩 나누어주셨다. 그 종이에는 선생님의 도장이 꾹꾹 찍혀 있었다. '욕표'였다. 만약 친구가 욕을 하면 즉시 빼앗아서 보관하라는 것이다. 그래 토요일에 검사를 해서 다 빼앗긴 사람은 홀랑 벗겨 운동장을 돌게 하고 남에게 욕표를 한 장도 빼앗기지 않은 사람은 공책 한 권을 상으로 주신다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귀가 번쩍 트였다. 그 어려운 시절 공책 한 권은 기막힌 상품이 아닐 수 없었다. 비료 푸대를 잘라서 공책으로 쓰던 시절이었으니까. 그러나 입을 봉하리라 몇 번을 다짐해도 튀어나오는 욕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드디어 토요일 아침이 되었다. 선생님은 책상 위에 욕표를 다 내놓으라고 하시더니 1분단부터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욕표가 한 장도 없는 사람은 전체에서 나밖에 없었다.
선생님은 무서운 표정으로 교무실로 따라오라고 하셨다. 아니 교무실이라니, 그 때 교무실에 가는 것은 지옥 가는 것보다 더 무서운 시절이었다. 아이들은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뒤따라가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교무실 바닥에 무릎을 꿇리고서 선생님은 물었다. "홀랑 벗고 운동장을 돌 테냐, 아니면 열 대를 맞을 테냐?" 아니 창피하게 어찌 이 나이 돼가지고 운동장을 돈단 말인가? 당연히 매를 맞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긴 매를 가져와서 내 엉덩이를 까 내리더니 한 대, 한 대 때리시는 것이었다.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세 대째, 드디어 나는 고꾸라지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그런데 선생님은 울고 계셨다.
"태기야, 내가 너를 얼마나 믿었는데……."
선생님은 굵은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나를 보고 계셨다.
나는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충격에 한동안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다시 뒤돌아 서서 매를 맞기 시작했다. 조금도 아프지 않았다. 그렇지만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왔다.
"태기야, 내가 너를 얼마나 믿었는데……."
하는 선생님의 눈물 섞인 음성만이 나를 강력히 사로잡고 있었다.
이제 40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나는 그 때 그 선생님의 음성이 귀에 쟁쟁하다. 살아오면서 닥친 그 수많은 어려움을 내가이만큼 이나마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마다 선생님이 찾아 오셔서 들려주신 이 말씀 때문이다.
"태기야, 내가 너를 얼마나 믿었는데……."
아, 선생님!



내일은 공짜

어느 이발소에 '내일은 공짜로 이발해 드립니다'라는 간판이 붙어 있었다. 보는 사람마다 공짜 이발을 하려고 벼르고 있다가 다음날 가서 이발을 했다. 이발을 하고 감사하다고 인사한 후 나오려니까,
"네, 손님. 사천원만 내시면 됩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손님이
"아니 이발을 공짜로 해준다고 해서 들어왔는데요?"
"어디에 공짜라고 되어 있습니까?"
둘은 밖에 나가 간판을 보았다.
"여기 공짜라고 되어있지 않습니까?"
"어디 공짜라고 되어 있습니까? 내일이면 공짜로 해드린다고 했죠."
"나는 어제 이 간판을 봤단 말이에요."
"그러나 이 간판은 여전히 내일을 가리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 언제 오면 공짜입니까?"
"내일이오. 오늘은 항상 돈을 받습니다."
"그러면 영원한 내일이니 기대할 수 없군요."
"내일은 당신의 날도, 나의 날도 아닙니다. 단지 오늘만이, 지금 이 순간만이 나의 것이요, 당신의 것일 뿐이죠. 그러므로 지금 이 순간을 가장 귀하게 여기고 이 순간에 충실해야 되죠."




두 야바위꾼

영국인인 잭슨과 루이스는 2차 대전이 끝나자 서로 동업하기로 하고 장사를 시작했다. 그 둘은 사람들을 속였다.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백동촛대를 은이라고 속였고 구리시계를 황금시계로 사람들에게 팔았다. 처음엔 짭짤한 수익을 올렸으나 그 일이 몇 번 반복되자 시장에는 잭슨과 루이스가 사기꾼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보게, 이제 아무도 우리를 믿지 않게 되었네, 어쩌지?"
잭슨이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자 루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오늘부터 정직하게 장사를 해보자구, 손님들이 우리를 완벽하게 믿을 때까지만 말일세. 한 10년쯤이면 될까. 그래서 우리를 사람들이 완전히 믿을 때쯤 크게 한탕 해보자구."
그 길로 잭슨과 루이스는 헤어져서 각자 정직하게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 한 1년쯤 지난 어느 날 잭슨이 루이스를 찾아왔다.
"이보게, 어떤가? 아직도 사람들이 날 믿으려 하지 않아. 난 망하기 직전이라구."
"잭슨,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나 어쩌겠나. 우리가 멋지게 한탕 하기 위해 약속한 날까지 정직하게 장사를 해보자구."
루이스의 격려를 들은 잭슨은 굳은 결심으로 돌아가 정직한 장사를 했다. 그리고 약속한 10년째 되는 날, 그들은 다시 만났다.
"루이스, 이제 사람들은 완벽하게 날 믿게 되었어."
"그거 잘 됐군. 나 역시 장사가 아주 잘된다네."
그리고 그들은 한동안 서로 머뭇거리다가 겨우 잭슨이 말을 꺼냈다.
"오늘은 우리가 한탕 크게 하자고 약속한 날이지. 그런데, 실은 나 앞으로도 계속 정직하게 일하려네. 남을 속이지 않으니 장사가 속임수를 쓸 때보다 더 잘 돼. 그걸 자네에게 말하려고 나왔다네."
그러자 루이스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괜찮아 친구, 나도 오늘 그걸 자네에게 말하려고 나온 걸세. 하하하."



사랑하지만 마음이 아플 거야

큰아이가 잘못을 저지른 동생에게 이렇게 타이르고 있었다.
"넌 착한 일을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아빠가 널 사랑하지 않으실 거야."
이 말을 들은 아빠는 두 아이를 불러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얘야,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단다."
"하지만 우리가 나쁜 짓을 한다면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실 것 아니겠어요?"
아이는 알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야. 좋은 일을 하거나 나쁜 일을 하거나 이 아빠는 너희들을 항상 사랑한단다. 그렇지만 그 사랑에는 차이가 있겠지. 네가 착한 일을 한다면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사랑할 것이고, 만일 나쁜 일을 한다면 사랑하지만 마음이 아플 거야."
아빠는 이렇게 설명하였다.




이제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옛날에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들 내외가 있었다. 늙은 어머니가 앓아 누워 병구완을 하느라 살림이 다 거덜나고 마지막 남은 황소 한 마리를 팔기로 하였다.
아들은 황소 판 돈을 가지고 산을 넘다 그만 강도를 만났다. 어머니 약값으로 쓰려고 판 황소 값이니 제발 그냥 보내달라고 애원을 하였지만, 강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칼을 쳐들었다.
이 때 마침 장꾼을 보호하고 강도를 잡으러 다니는 포졸들이 다가왔다.
"여봐라, 이 깊은 산골에서 무얼 하고 있느냐?"
황소 값을 빼앗기게 된 사람이 포졸에게 강도를 고발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그는 강도에게 칼을 치우라고 포졸 몰래 소곤거린 후에 그 강도를 감쌌다.
"예, 우리는 장에 갔다가 집에 가는 친구들인데, 내가 전에 돈을 빌어온 것이 있어 이 친구는 지금 주라고 하고, 나는 어머니 건강 되찾으신 후에 주겠다고 지금 승강이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자 포졸은 곧 지나갔고, 강도는 그 사람 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어머니 약값을 위해 그토록 아끼는 황소를 판 돈을 빼앗으려는 놈을 이렇게 살려주시다니, 한마디면 죽일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살려주시다니……."
강도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사람에게 한번 실수란 있는 것이 아니겠소? 마음을 돌렸다니 이제 뭐가 걱정이오? 자, 어서 눈물을 거두십시오."
자기를 일으켜 세우는 손을 부여잡고 강도는 울면서 다짐했다.
"그 동안 모든 사람을 미워하고 멋대로 살았던 저는 세상 사람들이 다 저를 미워하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단 한번도 사람 취급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누군지도 잘 모르는 저를 이렇게 살려주시다니, 이제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먼저 고놈을 사 먹었어야 하는 건데

나그네 한 사람이 온종일 길을 걷다보니 몹시 배가 고팠다. 그래서 호떡 장수에게서 호떡을 한 개 사먹었다. 그런데 먹고보니 간에 기별도 간 것 같지 않아 한 개 더 사먹었지만 역시 먹은 둥 만 둥 하였다. 그래서 또 한 개를 더 사먹었지만 여전히 시장이 가시지 않았다.
이렇게 한 개 또 한 개, 그리하여 모두 여섯 개를 먹었지만 아직도 배가 부르지 않았다. 그래서 또 한 개를 사먹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번 호떡은 반 쪽만 먹어도 벌써 배가 불렀다.
나그네는 몹시 후회가 되어 제 귀쌈을 후려갈기면서 자책하는 것이었다.
"젠장! 이렇게 아낄 줄 모르고 어떻게 살아나간담! 먼저 사먹은 호떡 여섯 개 값은 헛되이 날려버렸어! 반 개만 먹어도 배부를 줄 알았더라면 먼저 고놈을 사먹었어야 했을 걸……."



남쪽 땅에 가서 강물을 끌어온들

장자는 집이 아주 가난했다. 언젠가 집에 곡식이 떨어져 먹을 것이 없자, 감하후라는 사람을 찾아가 부탁했다.
"먹을 것이 없으니, 곡식을 조금만 빌려주십시오."
감하후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내가 머지않아 백성들에게 세금을 거둬들일 텐데, 그 때 선생께 3백냥쯤 빌려드리지요. 그만하면 되겠습니까?"
이 말에 장자는 불끈 성이 난 얼굴로 말했다.
"내가 어제 이리로 오는데, 마른 땅 위에서 붕어 한 마리가 팔딱이며 나를 부르더군요. 내가 붕어에게 물었습니다. '붕어야, 무슨 일로 그러느냐?' 그랬더니 붕어가 대답하기를, '나는 본디 동해 바다에 사는데 잘못하여 이곳으로 나왔습니다. 물이 없어 곧 죽을 것 같으니, 당신이 물을 조금만 준다면 나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대답했습니다. '좋다. 내가 지금 남쪽 땅으로 가는 길인데, 그 곳에 가서 강물을 떠다가 돌아오는 길에 너에게 주겠다. 그럼 되겠느냐?' 그랬더니 붕어는 벌컥 화를 내며 '나는 지금 당장 한 그릇의 물이 필요하오. 당신이 남쪽 땅에 가서 강물을 끌어온들, 내가 이미 죽은 뒤에야 무슨 소용이 있겠소!' 하더군요."
이 말을 듣고 감하후는 그만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지 못했다.



볼품없는 이 작은 씨앗이

어느 무더운 날이었다. 농부는 마루에 너절하게 널려 있는 씨앗을 보았다. 그것도 아주 작은 것이었다.
"이게 뭐지? 누가 이걸 마루에다 흘렸어? 마루가 이렇게 지저분해서야……. 에이, 쓸어버려야지."
그리고는 비를 가져와서 그 씨앗을 마당으로 쓸어버렸다. 씨앗은 바람에 날려 밭에 떨어졌다.
농부의 마당에는 채송화, 봉숭아, 나팔꽃들이 저마다 예쁜 얼굴을 자랑하고 있었다. 또 그 옆에는 호박과 수세미도 있고, 마당 한 편에는 조그만 감나무도 한 그루 서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도 작은 씨앗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다들 이 씨앗보다 훨씬 크고 예쁘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지금은 작지만, 난 앞으로 큰 나무가 될 수 있을 거야."
땅에 떨어진 작은 씨앗은 이렇게 다짐하며 흙 속에서 오래 참고 있었다.
한 해가 지났다. 농부네 마당은 작년과 같았다. 호박도 감나무도 꽃들도 여전히 그 자리에 피어 있었다. 딱 한 가지가 바뀐 것이 있다면 마당 한 구석에 작은 싹이 돋아난 것이었다. 그게 뭘까?
몇 년이 지났다. 그 작은 싹은 몸통도 굵고 가지도 무성하고 키도 무척 컸다.
'이게 뭘까? 오라, 그 작은 씨앗이 마당에서 싹이 트고 나무가 되었구나.'
그래서 농부는 무더운 여름날 이 나무 그늘에 의자를 만들어서 쉬기도 하고, 책도 읽었다. 또 낮잠도 즐겼다.
아이들이 매일같이 놀러와서 그네도 타고 책도 읽고 술래잡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가지 위에는 큰 새들이 날아와 둥지를 틀고 보금자리를 꾸밀 수 있었다.
이 큰 나무가 그 볼품없이 작은 씨앗이었다고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다.



못 생긴 것들이 있어서 아름다운 세상

나는 미운 돌멩이랍니다. 돌멩이들 가운데도 모양이 예쁘고 색깔이 고운 돌멩이가 있다지만, 나는 아무런 특징도 없고, 색깔도 없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흔해빠진 돌멩이랍니다.
돌멩이로 태어나 모양이 예쁜들 무엇하겠느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이리저리 굴러다니다가 지금 자리잡고 있는 이 개울에서만 해도, 벌써 여러 돌멩이들이 놀러나온 사람들의 눈에 띄어 그들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거나 배낭에 실려 먼 곳으로 갔습니다.
"야, 이 돌멩이 좀 봐. 아기사슴같이 생겼어!"
착하게 생긴 계집아이가 이렇게 소리지르며 내 옆에 있던 돌멩이를 집어드는 것을 보았을 때, 나의 가슴은 저리도록 아팠습니다.
왜 사람들은 예쁘고 고운 돌멩이만 좋아할까요? 생각하면 야속하기조차 합니다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못 생긴 자신을 서러워하면서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 남모르게 눈물짓는 것뿐입니다. 돌멩이가 어떻게 우느냐고요? 궁금하신 분은 이른 새벽, 아직 해가 떠오르기 전에 안개 낀 개울가로 나와 보십시오.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여 외롭고 슬픈 돌멩이들마다 이슬방울처럼 맺혀있는 차가운 눈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왜 사람들은 예쁜 돌멩이만 좋아할까요?"
어느 날 나는 작은 물새의 깃털을 입에 물고 내 위를 스쳐 가는 하늬바람에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돌멩이로 자기 방을 아름답게 꾸미지."
하늬바람은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내 곁을 맴돌면서 대답해주었습니다.
'아, 그런 사람의 방안에서 한 자리 차지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무룩해진 나에게 하늬바람이 물었습니다.
"너도 사람들이 데리고 가줬으면 좋겠지?"
하늬바람이 내 마음속을 너무나도 빤히 들여다보았으므로 나는 더욱더 슬퍼졌습니다. 그러나 하늬바람은 빙글빙글 웃는 얼굴로 나와 다른 못생긴 돌멩이들 둘레를 돌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슬퍼하지 말아라. 이 못생긴 돌멩이들아. 사람들이 가지고 간 돌멩이는 겨우 한 칸 방을 꾸미고 있지만 너희는 이 지구를 아름답게 꾸미고 있지 않느냐? 하하하…… 하느님이 지으신 이 세상은 너희같이 못생긴 것들이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것이란다!"



남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먼 옛날 깊은 산 속 통나무 집에 노인 한 분이 살고 있었다. 하얀 수염이 무릎까지 내려온 이 노인은 세상의 온갖 지혜를 다 지닌 분이었다. 그래서 노인이 어쩌다 마을에 내려오면 온 마을 사람들이 그의 말을 들으려고 몰려왔다.
어느 날 노인은 마을 사람들에게 행복의 비밀을 가르쳐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비밀을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한 사람에게만 말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의논한 끝에 아름다움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이라 생각하고 마을에서 가장 예쁜 소녀를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노인은 그 소녀를 돌려보냈다.
사람들은 다시 의논한 끝에 가장 돈이 많은 사람을 보내기로 했다.
풍부한 재산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노인은 입을 열지 않았다.
노인은 슬펐다. 고작 그런 생각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했으니까. 그런데 마침 작은 새를 가슴에 안고 울고 서있는 소년을 만났다. 노인이 다가가서 물으니 다친 새가 불쌍해서 울고 있다는 것이었다.
노인은 기뻤다. 이제야 행복의 비밀을 말해 줄 사람을 만난 것이었다.
"얘야, 지금 네가 흘리고 있는 눈물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것이란다. 남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결코 행복을 맛볼 수 없거든."



노력만 하면 안될 것도 없지요

옛날 어떤 나그네가 부지런히 길을 가고 있길래, 한 노인이 물어보았다.
"여보시오. 당신은 지금 어딜 그렇게 바쁘게 가는 거요?"
그 나그네는 한양에 간다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가 가는 길은 한양과 반대의 길인지라, 노인이 딱하다는 듯이 말했다.
"한양은 북쪽으로 가야지, 남쪽으로 가면 어떻게 합니까?"
그러자 나그네가 말했다.
"염려 말아요. 나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니 노력만 하면 안 될 것도 없지요."


다만 이 작은 집이라도

옛날 그리스에 소크라테스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매우 지혜롭고 훌륭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어서, 젊은 사람들이 그의 지혜를 배우려고 몰려들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따라다니며 귀찮게 해도 그런 일을 싫어한다거나 쫓아내는 일이 없었다. 오히려 그가 알고 있는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그들에게 들려주었다.
어느 해 여름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그의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는 자기가 살려는 그 집을 너무나 작게 짓고 있었다. 이웃 사람들은 그가 그렇게 작은 집을 짓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이렇게 물었다
"당신 같은 훌륭한 지식을 가진 분이 이런 작은 상자 같은 집을 지으시는 건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입니까?"
질문은 받은 소크라테스는 아주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사실 별 다른 이유는 없소. 다만 이 작은 집이라도 마음이 진실한 친구들로 가득 채울 수만 있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했소."


부인들의 지혜

12세기 독일 황제의 자리에 오른 콘라트 3세에게는 고민이 있었다. 그가 황제가 된 뒤에 제후 중의 하나인 바바리아가 심한 반대를 표하고 나선 것이다. 콘라트는 바바리아의 복종을 구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게르프 성으로 쳐들어갔다.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고립되어 있던 게르프 성에서 백기가 올라왔다. 바바리아는 항복한다는 뜻을 비추었지만 콘라트는 나중을 위하여 순순히 항복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
'아직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니다. 성 안의 모든 남자는 이제 우리의 포로다. 그러나 여자들은 손에 들 수 있을 만큼의 짐을 들고 성을 나가도 좋다.'
얼마 뒤 굳게 닫혔던 성문이 스르르 열렸다. 그러자 여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콘라트는 여자들의 걸음이 더딘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말을 타고 성문 근처로 다가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콘라트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성문 밖으로 뛰어나오는 여자들의 등엔 모두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업혀 있었다. 즉 가지고 나올 짐 대신에 남편을 업은 것이다. 많은 여자들이 커다란 남자를 업고 뒤뚱거리며 뛰는 모습은 우습기까지 했다. 그러나 농부의 아내뿐만 아니라 제후인 바바리아 부인까지 남편 바바리아를 업고 나오는 모습이 눈에 띠자 콘라트는 더 이상 웃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콘라트는 부인들의 지혜로운 사랑에 크게 감명을 받아 성안의 모든 남자를 풀어주었다.


소중한 편지 작은 가르침에서

일기를 쓰다가 보면 하루에 경험한 일 중에서 짤막하면서도 지금까지 이 세상에서 누구도 느끼지 못했던 좋은 한 구절을 쓸 수가 있다. 마치 번개처럼 번쩍이며 스쳐가는 지혜를 말이다. 이런 지혜는 두 번 다시 떠오르지 않는데, 일기를 쓴다면 이런 지혜를 저장해둘 수도 있고, 지혜들이 쌓이면 먼 뒷날에 나열해도 위대한 문학작품이 되지 않을까? 주부가 매일 가계부를 적는 것도 일기를 적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며, 달력에 간단한 메모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매일 기록하기는 귀찮을 것이나 이것을 해내는 것이 삶의 제일 가는 지혜일 것이다. 그러나 우둔한 자는 이 지혜를 지나쳐 버린다. 마치 돈을 헛되이 써버리듯이 말이다.

여자의 뼈

한 성인이 제자들과 함께 길을 갈 때였다. 하루는 사람들의 뼈가 산더미처럼 쌓인 곳을 지나게 되었다. 갑작스런 재난이 닥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곳이었던가보다. 살아 있을 때 부귀 영화를 누리던 사람, 고생하던 사람, 예쁜 사람, 미운 사람 등 갖가지 사람의 뼈가 모인 셈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삶이란 참 무상한 거로구나. 죽으면 모두 같은 뼈다귀만이 남는데……."
그 때 성인은 제자들에게 물었다.
"너희 중 누가 여기서 여자의 뼈를 가려낼 수 있겠느냐?"
모두 얼굴만 마주 보았다. 성인은 뼈 하나를 쳐들고 말했다.
"자, 여기 이 뼈는 여자의 것이다."
"선생님, 어찌 그것을 아십니까?"
"여자의 삶을 생각해 보아라. 어려서는 여자이기 때문에 남자보다 늘 못한 대접을 받는다. 결혼하여 아기를 가지면, 온몸의 양분을 아기에게 주게 된다. 아기를 낳을 땐 몸 속의 많은 피들을 아기를 위해 흘린다. 젖을 먹이며 또한 자기 몸의 일부를 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여자의 살과 피뿐 아니라 뼈 속에 든 양분도 남아 있지 못한다. 쓰디 쓴 여자의 삶은 그 뼈를 이토록 가볍고 또 검게 만들지 않느냐?"
제자들은 스승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 어머니의 고난에 찬 삶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장기 기증

KBS 2TV에서 방영하는 [남자는 외로워], [한쪽 눈을 감아요] 등에 출연 중인 탤런트 석광렬 씨가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 입원 중, 7일만인 8월 1일 뇌사상태가 되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고 다른 세상으로 떠났다. 석 씨의 장기는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7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넣어주었다.
석 씨는 7월 25일 새벽,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차가 전복되어 사경을 헤매었다. 이런 상황에서 평소 장기 기증 의사를 밝혔던 석 씨의 뜻에 따라 석 씨 가족들이 동의, 석 씨의 심장과 간을 곧바로 생명이 위태로운 최모(21·여) 씨, 김모(47·여) 씨에게 이식되었다.
그러나 가족들이 장기 이식 결심을 하기까지는 뼈를 깎는 아픔이 있었다. 가족들은 의사로부터 석 씨가 살아날 가능성이 1%도 안된다는 통고를 받았지만 외아들의 소생에 대한 미련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7일간을 고통과 눈물 속에서 보내었던 것이다.
석 씨의 장기 기증에는 아버지의 결심이 컸다. 장기 이식 동의서에 서명을 한 것이다.
아버지 석가화(57) 씨,
"광렬이는 평소에 장기 기증의 뜻을 자주 밝혔습니다. 죽어서도 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따르겠다고 했고. 비록 육신의 자식은 잃었지만 새로 7명의 생명을 살렸으니 . 가슴이 터질 것 같습니다.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 그러나 광렬이의 못 다 편 꿈을 그들이 이뤄줄 것으로 믿습니다."



그 보물

스승이 마을 어귀에 이르러 정자나무 아래서 하룻밤을 새려는데, 마을 사람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보석! 보석! 그 보석을 제게 주십시오!"
"그 보석이라뇨?"
"간밤에 신이 꿈에 나타나, 해거름이 되면 동구 밖엘 가보라시더군요. 사람이 한 분 보일 것이고, 그 분이 값진 보석을 하나 줄 터인데, 그 보석으로 영원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스승은 보따리를 뒤지더니 보석을 하나 꺼냈다.
"아마 이것 말씀이셨겠지요. 며칠 전에 숲 속 오솔길에서 주웠는데, 갖고 싶다면 가져도 좋소."
선뜻 건네주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은 보석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사람 머리만큼이나 큰 금강석이 아닌가! 금강석 가운데서도 아마 세상에서 제일 큰 것 같았다.
금강석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그 날 밤 내내 이불 속에서 이리뒤척 저리뒤척 한잠도 이루지 못했다. 이튿날 새벽 첫닭 우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달려가 스승을 깨웠다.
"스승님, 이 금강석을 그처럼 서슴없이 내어줄 수 있게 하는 그 보물을 주십시오."



우정의 문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지.
내 친구 중에 산골로 들어가 박혀사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해 겨울이던가, 밤새 눈이 소복이 쌓이던 날 새벽이었어. 뜰 앞에 눈이 하얗게 내려 있는 걸 보니 괜히 그 친구가 간절하게 생각나더군. 그래서 식구들 모르게 혼자 집을 빠져 나와 새벽 눈길을 밟으며 그 친구를 찾아갔어.
집을 빠져 나와 새벽녘 눈길을 걷고 있는 자신이 아무래도 아직 제 정신이 아닌 꿈 속의 일처럼만 느껴지고 있었으니까. 무슨 보이지 않는 힘에라도 이끌려 가고 있었다고 할까. 하여튼 아직도 새벽 어스름이 걷히지 않은 하얀 눈길이 그렇게 고와 보일 수가 없더군. 숲 속은 더욱 선경이었어.
난 마침내 친구의 집 문 앞에 이르러 벗을 불렀지. 하지만 친구는 새벽잠에 묻혔는지 대꾸가 없더군. 몇 차례나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쳐봐도 전혀 인기척이 없었어. 그래서 난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리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 때 내 등 뒤에서 어떤 느낌이 왔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 벗이 우뚝 서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지 뭐야. 그래, 이 사람, 왜 부르는 소리에 응답이 없고 거기 그러고서 있느냐니까, 그 친구 대답이 이러질 않겠나? 새벽 눈길을 밟고 산골까지 찾아 온 소리를 들으니 머리 속에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었대. 내 어찌 이 앞 뜰에 쌓인 눈 위에 첫 발자국을 낼 수 있으랴, 벗에게 이 발자국이 나지 않은 하얀 눈 위로 내 집에 곱게 걸어 들게 하리라…….
그래, 그 친구는 앞 마당에 쌓인 눈 위에 발자국을 내지 않기 위하여 뒷문을 열고 뒤꼍을 돌아서 문간 앞까지 나를 맞으러 나왔던 거야. 그리고 난 그 친구의 고마운 권유에 따라 발자국이 나지 않은 그 고운 눈 위를 걸어서 집으로 들어갔지.


낮과 밤

어느 대학교 물리학 시간에 물리학 교수 한 분이 학생들에게 엉뚱한 질문을 하였다.
"낮이 끝나고 밤이 시작되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누구 대답할 수 있는 학생은 일어나 말해 보시오."
물리학 교수의 이 질문에 학생들은 저마다 목소리를 줄이며 키득키득 웃었다. 해가 뜨면 낮이고 달이 뜨면 밤이라는 사실쯤은 초등학생들도 다 아는 것인데 새삼스레 대학 물리학 시간에 이런 질문은 하는 이유는, 날씨가 너무 더워 지루한 강의 시간을 좀 참신하게 하기 위해서, 물리학 교수가 재치 문답 같은 것을 요구하는 모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리학 교수의 이런 어리석은 질문에 가장 어리석은 대답을 할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 한 학생이 일어나 이렇게 답변했다.
"네, 낮과 밤의 구별은 멀리 떨어진 동물이 개인지 고양이인지 구별할 수 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들은 교실 안 학생들은 모두들 허리를 잡고 웃었다.
어떤 학생은, 멀리서 걸어오는 교수가 대머리 물리학 교순지, 아니면 대머리 화학 교순지 분간할 수 있을 때라고 큰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교실 안은 한순간 폭소로 뒤덮였다.
이제까지 가만히 학생들의 답변만 듣고 있던 물리학 교수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무래도 나의 질문에 올바른 대답을 할 학생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말하겠습니다."
"여러분, 각자 상대방의 얼굴을 보십시오."
학생들은 어리둥절해서 교수의 지시대로 서로 상대방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앞 사람의 얼굴이 낯선 얼굴이 아니라 친밀한 나의 형제, 자매라고 생각할 때가 바로 낮입니다. 여러분들이 결코 옆 사람의 얼굴이 형제, 자매로 볼 수 없다면 그 사람의 시간은 항상 밤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지금 여러분의 시간은 낮인가요 밤인가요?"
물리학 교수의 답변을 듣고 있던 학생들은 저마다 약간 놀란 듯한 표정으로 옆 사람의 얼굴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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