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사는 법
나는 안데르센의 동화를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인어공주》는 나이 든 지금 읽어도 재미있고 눈물이 글썽해질 만큼 애절하다. 인어공주는 왕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마녀와 위험한 거래를 마다 않는다.
자신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다리를 맞바꿀 정도로.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아름다운 용모에도 불구하고 인어공주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왕자의 사랑을 얻는 데 실패한다.
우리 주위에 보면 위험한 거래를 한 인어공주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못 내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남녀관계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귀에 쏘옥~, 가슴에 차악~붙게 내 생각을 말할 수 있을까.
첫째,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 연습이 반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말은 시작 전이 반이다.
자기가 말하는 순서가 되는 순간 이미 사람들의 시선은 당신을 향하고 있다.
이럴 때 의자를 뒤로 밀며 엉거주춤 일어나거나, 허리를 굽히는 둥 마는 둥하거나 그때서야 물을 한 컵 마시는 등 남들의 주목을 한 템포 늦추는 ‘딴짓’을 하면 아마추어로 보이기 쉽다.
또한 발표든 소개든 어떤 자리에서 말할 가능성이 있으면 미리 준비하고 연습해보라. 연습에 장사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둘째, 초반에 승부를 걸어라. 겸손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로 시작하는 말을 습관처럼 끼워넣는 사람이 있다.
이같이 뜸들이는 말은 상대를 피곤하게 한다. 매력적 발표는 초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말하라. 청중의 참여를 북돋는 것은 상대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청중에 대한 이야기를 집어넣던가, 관련된 인물에 대한 언급을 하라.
이야기의 주제를 갖고 그들에게 질문을 던지면 그들은 바싹 긴장해서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셋째, 작대기로 줄을 그어라. 내가 일본의 미드타운 등 신시가지를 시찰 갔을 때 일이다.
해당 회사 간부의 설명이 아주 귀에 쏘옥 들어왔다. 다른 곳 가이드들과의 차이가 무엇인지 곰곰 되짚어보았다.
그랬더니 바로 그는 내가 알고 있는 서울과 일본의 도쿄를 작대기로 줄을 그어 설명해줬기 때문이었다.
스피치 짱들은 이렇게 명제를 설정해줌으로써 사물을 설명하는 비유법을 즐겨 사용한다. 이탈리아의 피자는 한국의 빈대떡이다라는 식으로.
넷째, 공은 한 개만 던져라. 예전에 서커스 등을 보면 저글링이나 접시 던지기 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이 수많은 접시나 공을 위태위태 던지고 받는 것을 보면 가슴이 조마조마하곤 했다. 메시지 전달도 마찬가지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전달하려 하지 마라.
다섯째, 핀셋으로 구체적 사례를 집어서 이야기하라. 두루뭉술, 솜뭉치같이 이야기해서는 메시지 전달이 어렵다.
당신의 이야기가 저 멀리,어디선가 있을 법한 이야기로 여겨지면 설득력은 떨어진다. 하나에 집중해 그것을 크게 보여줘라.
바로 우리 주위의 이야기,당신의 이야기로 진솔함과 진실성이 뚝뚝 떨어지게 하라. 구체적 사례를 에피소드로 만들어 제공하라.
내가 아는 한 의사분은 환자 가족에게 어려운 결정, 예컨대 수술동의서 등을 쓰게 해야 할 때 여러 가지 의학적 설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우리 손주가 같은 상황에 처했다 하더라도, 저는 이 방법을 택할 것입니다”라고 한 마디만 한다고 한다.
여섯째, 피날레에 조명탄을 터뜨려 주위를 환기하라. 구구절절 모두 잘할 수는 없다.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다는 말도 있다.
메시지 전달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에 앞의 내용들을 한 줄로 요약, 강하게 조명탄을 터뜨려줘라.
용의 눈동자를 찍어 하늘로 날아갈 수 있는 화룡점정을 해주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명언도 좋고, 메시지를 압축한 슬로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이 순간에 조명탄이 터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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