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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직]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등록일 2007.07.15 22:48
글쓴이 최상용 조회/추천 564/1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 회사의 기밀(corporate confidential)을 폭로하는 책?

이 책의 저자 신시아 샤피로는
미국 대기업의 HR 관련 중역을 지냈다고 한다.

최고경영진의 일원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저자는 회사의 밀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고한다.

책의 머리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닫힌 회의실 문 뒤에서 중역들 사이에서만 논의되던
모든 부적절하고 혼돈스런 사내 정책의 실체를 금기의 영역 없이 다루었다.”

음모를 폭로하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회사가 공식적으로는 하지 못하는 말, 경영학 교과서에는 나와 있지 않은 얘기,

과연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내부고발자(whistle-blower)의 목소리인가?
이 책의 목차를 대충 훑어봐도 우상파괴적인 진술들이 쉽게 발견된다.

“‘법’은 당신을 지켜주지 못한다.(19쪽)”
왜?

회사는 법률전문가를 고용하고 만약에 발생할
모든 법적 문제에 대한 사전 대비책을 철저하게 세우기 때문이다.

“당신의 입지가 위태로워져도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는다.(27쪽)”
그 설명이 흥미롭다.

회사는 누군가를 해고하고 싶어할 때,
그 진짜 이유를 밝히는 것을 꺼린다.

왜냐하면 진짜 이유는 보통 사적인 것이고
따라서 법률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회사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공식적 이유를 축적할 동안 기다린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해고를 단행한다.
직원은 끝까지 자신이 해고당한 진짜 이유를 알지 못한다.

회사는 부도덕한 존재인 것처럼 보이고,
음침한 밀실에서 직원들을 해칠 흉계를 꾸미고 있는 존재처럼 보인다.

대한민국의 샐러리맨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세계 최고라는 보도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다.
스트레스의 근원은 보통 상사 아니면 회사다.

스트레스가 심한 한국의 직장인에게 회사는
실로 자신을 괴롭히려고 생겨난 존재처럼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독자에게 이 책은 실로 적절한 내부고발,
적진에서 흘러나온 기밀문서처럼 보인다.



■ 젖소의 사회학(cow sociology)

‘젖소의 사회학’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미국 경영학에서 호오돈 실험으로 유명해진
‘인간관계학파’ 이후의 인본주의적 접근에 대한 야유적인 표현이다.

즉, 기업의 직원 배려 정책을 농장주가
소의 젖을 많이 짜내기 위해서 소를 잘 대해주는 것에 빗댄 것이다.

표면적인 배려와 존중 뒤에 결국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냉정한 계산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인간존중경영이라는 대의명분이 실질적인 종업원의
복지 향상으로 연결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가 존재한다.

마르크스의 예언 이후, 자본주의 사회는 비약적인 복지 향상으로
계급투쟁에 의한 사회 전복의 전망을 박물관으로 보냈다.

그러나 최근 미국경제는 경제 자체의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근로자의 실질임금의 정체 또는 하락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디바이드, 또는 노동시장 분화라는 사회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평균 이하 근로자들의 복지가 하락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기업이 이윤 동기를 자제하고 종업원의 복리후생을 최대한 배려할 것이라는
계몽된 기업관은 아직도 계속 의문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사례는 생각해볼 만한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가족주의적 기업문화, 그리고 펀경영, 유머경영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동시에 이 회사는 최고의 가동률과 최고의 근무강도를 자랑한다.
이 회사의 모토는 “비행기는 가능한 한 하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착륙-이륙 사이의 시간을 최소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착륙 비행기의 청소를 일반 승무원 뿐 아니라 조종사까지 달려들어 15분 안에 해치운다.

조종사와 승무원 간의 장벽이 높은 타 항공사는
준비 시간이 35분 이하로 줄어들지 않는다.

이것이 사우스웨스트의 가족주의 문화이다.
조종사와 승무원 간에 벽이 없고, 아무 거리낌 없이 서로의 업무를 도와주는 문화,

그러나 그 결과는 결국 보다 타이트한 근무 강도와 원가절감이다.
이것이 바로 젖소의 사회학은 아닐까?



■ 기대의 눈높이 “회사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라”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마르크스주의자도 아니고 음모론자도 아니다.
저자의 목표는 책의 첫 인상보다는 훨씬 더 건설적이고 체제옹호적인 것이다.

저자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직장인들이 회사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당신이 CEO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를 묻는다.
회사를 악의 화신으로 몰아가기 전에 회사의 입장을 이해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회사는 회사의 정책이나 방침에 비판적인 직원을 대단히 싫어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저자는
“당신이 CEO라면 과연 다르게 행동할 것인가?”를 묻는다.

고용주로서 어렵게 일궈놓은 소중한 회사라도
앙심을 품은 한 두 명의 직원이 무너뜨릴 수 있다는 불안감 아래서

어떻게 모든 비판에
개방적이고 수용적일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또한 회사가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가치와 진짜 가치는 다르다고 한다.
이것을 모르는 직원은 위험하다.

공식적 가치 헌장에는 ‘정직’이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더 중시된다.

정직의 방침을 따르다가 계약을 무산시킨 직원은
해고되고 나서야 공식적 가치가 겉치레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왜 처음부터 정직 따위보다는
목표달성이 더 중요하다고 속내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고용주는 회사의 가치에 진심으로 동참하는 사원과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회사를 이용하는 직원을 구별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서는 회사의 진정한 생리를 알아야 한다.
회사의 이런 표리부동한 태도는 부도덕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이 현실이라고 단언한다.
여기서 저자의 진정한 의도가 드러난다.

저자의 메시지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회사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라”는 것이다.
회사는 천사도 아니고 악마도 아니다.

회사는 다만 시장경쟁에서
남보다 앞서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그 자체 쫓기는 존재이다.

회사는 정의롭지도 자비롭지도 않으며
원래부터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우리가 회사에 대해 너무 높은 기대를 가질 때
회사의 평범한 모습에도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회사와 직원 간에
서로 기대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모든 권리가 보호된다는 감언이설에 속지 마라(48쪽)”

따라서 더 이상 회사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극한 상황이 아니면,
결코 회사에 대해 불평하지 말고 분란도 일으키지 말고

재해보상 청구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회사는 말썽꾼(trouble-maker)을 본능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얘기가 근로자의 인권침해처럼 들릴지 모르나
그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노예와 같이 철저하게 인권을 유린당하라는 것은 아니다.
회사를 그만둘 각오가 되었으면 요구하라.

그러나 계속 다닐 생각이라면 웬만한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저자는 회사가 이상세계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생각하는 것은 회사의 구성원으로 있으면서
회사의 부당함을 개혁하고 불의와 싸우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회사의 생리가 자연스럽게
법이 보호하는 최소한의 권리조차 침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법치 사회인 미국이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더욱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은 그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저자는
음모론자가 아니라 오히려 체제옹호론자인 것 같다.

회사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라.
오히려 기대수준을 낮추고 참고 견뎌내라.

회사가 과도하게 부당한 듯이 보일 때에도
그것을 회사의 생리라고 생각하고 이해하고 오히려 그에 대비하라.

저자는 회사에 대한 직장인의
기대 수준을 낮추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보인다.



■ 평범한 상사, 지혜로운 부하

이제까지 수많은 경영학 관련 저서들의 대상은 경영자, 보다 정확하게는 CEO였다.
경영전략론의 결론은 결국 CEO에 대한 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전략선택을 감히 최고경영자 외에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기능별 경영서도 역시 궁극적 대상은 CEO이다.

인사관리론 교과서는 인사관리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인사관리의 중요한 핵심적 결정들은 결국 CEO의 재가 사항이다.

기술적이고 사소한 내용을 제외하면
결국 대부분의 경영서는 CEO를 위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CEO는
전체 직장인 중 선택된 극소의 그룹이다.

많은 경영서가 오로지 CEO를 타겟으로 한 이유는
그가 최종적인 의사결정자이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권한이 없는 사람은 회사를 바꿀 능동적인 행동을 할 수가 없고
결정권도 없는 사람을 붙잡고 아웅다웅하는 것은 시간낭비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가 매일 만나는 평범한 직장인을 위한 경영서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만약 CEO가 잘못된 판단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CEO가 잘못된 판단을 하면서도 권위적 태도를 가지고
부하직원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수많은 CEO, 수많은 직장상사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현명하지 못하거나 정확한 판단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자기의 판단력을 믿고
다른 사람의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이들을 단지 비난하고 환멸을 느끼고 회사를 떠날 것인가?

이 책의 메시지는 리더가 범상하다면
부하들이 지혜로워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리더와 맞서지 말고 코드를 맞추라고 권한다.
“상사와 맞서는 것은 지는 게임이다.(65쪽)”

상사가 곧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상사는 영원하다.(65쪽)”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직장인이
단순히 수동적인 노예가 되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결코 냉소적이거나 자조적인 허무론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그 바탕 위에서 생존할 뿐 아니라

좀 더 나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지혜를 이야기한다.
존경스럽지 못하고 때로는 부당한 상사와 회사를 맞이하여,

개탄하거나 불평을 늘어놓지 말고
그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며 천천히 미래를 도모하라는 것이다.
회사를 떠나지 않으면서 회사를 떠난 사람의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

회사에 있으면서 회사를 개선하려면 회사에서 생존하는 법칙을 알아야 한다.
회사의 이중 잣대, 비판적 직원에 대한 거부감, 단기적 시각 등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불평하는 회사의 모습은
회사의 자연스런 생리이다.

이것을 헤쳐 나가지 못하면
회사에 기여할 수도 회사를 개선할 수도 없다.

저자의 마지막 메시지는 인상적이다.
“당신이 높이 올라갈수록 회사는 당신을 닮아간다.

당신이 가장 높이 도달한 그날까지
새로운 시작을 꿈꾸던 젊을 때 모습을 잊지 않기 바란다.

... 당신이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간직했던 원칙과 태도를 잊지 않길 바란다.
세계는 강하고, 따뜻하며 지혜로운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당신이 그 자리에 올라
다른 직원들의 자랑스러운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269~270쪽)”

저자는 대상 독자를
순수성을 지닌 유망한 젊은 직장인으로 보고 있다.

저자는 젊은 직장인들이 회사의 생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환멸을 느끼고 너무 일찍 포기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회사의 생리를 무시한
아래로부터의 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 대신 자신의 순수성을 지키면서
적절한 기회를 조직이 허용할 때까지 성장하라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의 기조는 조직의 비밀을 폭로하는 음모론도,
자본주의 기업의 이윤동기를 비판하는 진보론도 아니었다.

이 책은 기업경영의 개선을 주제로 한,
CEO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에 대한 제언이다.

직장인은 기업에 대한 기대수준을 경영학 교과서, 탁월한 기업 사례집,
또는 기업의 가치헌장에 고지식하게 맞추어서는 안 된다.

다소 실망스럽더라도 현실의 기업을 알고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이해의 바탕 위에서 성공적인 직장생활이 가능하고

또 이를 통해 결국에는 기업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제목이나 내용 중 몇 구절을 보고
이 책을 현실에 대한 비판이나 야유로 이해한다면

아마도 저자의 의도를
크게 벗어나는 일이 될 것이다.


김은환 수석연구원(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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