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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한잔에 담긴 정(情)
(꿈지기의 지혜 칼럼-96. / 06. 12. 1)
우리가 생활하면서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이 많이 있습니다.
크게는 자신이 꿈꾸고 있는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는 일,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일,
그리고 만나는 사람과의 따뜻한 정을 나누는 일들이 그것입니다.
지난해 8월 상담관으로 부임하여 서측도서를 순회하면서 교육을 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어느 섬에서 분초장을 하고 있는 ○ 중사를 만나게 되었고, 계획된 일정에 맞춰 상담과
교육을 한 후 저녁 시간이 되어 분초장이 직접 탄 커피한잔을 나누며 많은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외모가 험상궂어 대화를 기피하는 병사들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게 하기 위해 야간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병사들에게
손수 커피를 타주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월 1회정도 부모님과의 전화통화를 하면서 서해 고도에서 근무하는 자식 걱정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드리고, 분초장 본인한테 말 못할 사정에 대해서 부모가 알고있는
사실을 참고하여 가족적인 병영문화를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1년여 기간 힘든 중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부대교대를 하여 대대로 돌아왔습니다.
어느날 소속부대 방문차 축하와 격려를 해주려고 찾았으나, 출타중이라 간단한 메시지를
남기고 왔는데 그날 저녁에 문자메세지가 왔습니다. ‘상담관님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무사히
복귀하였습니다. 감사드리고 커피한잔 대접 하겠습니다.’ 작은 관심에 반응을 보여주니
기분이 좋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로부터 몇 개월이 지난 어느 날, 그가 연대본부로 전입해 왔습니다. 연대본부는 예하부대와는
달리 간부들이 많고 부서별 업무위주의 생활이기 때문에 조금은 분위기가 딱딱한 편입니다.
시간에 맞춰 업무를 진행하다보면 사무실에 누가 방문을 해도 제대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출근시에 집에서 일회용 커피를 한 움큼 들고와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커피 한잔을 대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근무했던 옛 부대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강한 그는 대대에서 업무차 방문한 간부 뿐만이
아니라 운전병까지도 불러서 직접 커피 한잔을 타 주면서 격려와 정(情)을 나누다보니
예전 같지 않은 훈훈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은 누구나 마음은 갖고 있으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 커피 한잔 속에는 커피향기
못지 않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내가 근무했던 부대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향기이며,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향기이고,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어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는 향기입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잠시 일손을 멈추고 한번쯤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십시오. 개인적인 문제로
말못할 고민에 빠져있는 동료는 없는지, 부서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못하고 업무가 버거워
힘들어 하는 부하는 없는지,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느껴 안정을 찾지못하는 선후배는 없는지...
그 사람들에게 커피한잔을 나누며 따듯한 말 한마디를 나눠보세요. 그것이 바로 활기찬
조직 분위기를 만들어 나와 우리들을 행복하게 하고 강한 해병대를 만드는 길입니다.
- 해병대 청룡부대 간부에게 전하는 '지혜의 메시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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