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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조직] “선생님, 제 마음의 문이 열려요” 등록일 2005.09.21 22:46
글쓴이 최상용 조회/추천 548/1
“선생님, 제 마음의 문이 열려요”


[서울신문]“저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선생님의 학생이 된 것 같았어요. 팬티만 입고 함께 뒹굴며 장난치던 기억을 잊지 못할 거예요.”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9일부터 2박3일간 경기 안성시 금강면 안성수덕원에서 ‘선생님과 함께하는 여름캠프’를 열었다.

학교폭력에 가담한 적이 있거나 학업성적이 부진한 학생 등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 24명이 담임교사나 학생부장 교사와 한 방에서 먹고 자며, 게임·봉사·체험활동 등 모든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캠프였다. 학교부적응 학생과 부모가 참가하는 캠프는 있었지만 담임교사와 함께하는 캠프는 드문 일이다.

●처음 열기는 힘들어…

동의를 얻어 참가하긴 했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처음에는 캠프 참가 자체에 거부감을 보였다.A종고 3학년 최현기(18)군도 그랬다. 잦은 흡연이 문제가 된 최군은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참가하긴 했으나,“학교에서 보는 것도 지겨운 선생님과 함께” 2박3일을 보내야 하는 것이 마치 감옥처럼 느껴졌다.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 3만원 남짓 벌고 있기도 했는데 캠프라니, 짜증이 솟구쳤다.

그러나 선생님과 밥을 지어 먹고 함께 씻고 하면서 조금씩 표정이 밝아졌다. 성격·심리 검사 프로그램, 조별 프로젝트 게임, 제빵 체험 등을 함께 하면서 틈틈이 선생님과 그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눴다.

‘담배는 얼마나 피우냐, 술은 얼마나 마시냐, 여자친구는 사귀어 봤냐….’평소와는 다른 선생님의 진솔한 모습에 서서히 마음을 열게 된 것. 최군은 “선생님과 함께해도 짜증나지 않고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술 마시는 거나,PC방에서 노는 것보다 즐거웠고,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도 사라졌다.”며 좋아했다.

●한번에 안 되더라도 조그만 변화를

P공고 2학년 C군은 가출과 무단결석 때문에 징계를 받는 대신 캠프에 참가했다. 친구들이 훔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데 가담했다가 구속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캠프에 와서도 잘 입을 열지 않던 C군은 식사를 준비하며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꼼꼼하고 적극적으로 변한 자신에게 스스로도 놀랐을 정도.“체험활동 중 선생님을 업어 드렸을 때 가장 기뻤다.”는 그는 “학교에 가서도 선생님과 밝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모든 학생이 단 2박3일에 큰 변화를 보인 것은 아니다. 가출과 결석을 일삼고, 다른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며 학교폭력에 가담했던 S중 2학년 S군은 마지막날까지도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아버지밖에 없는 가정환경에 좀처럼 말을 하려 들지 않던 S군은 “선생님이 나를 얼마나 생각하시는지 알아서 사실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담임 김모(28) 교사는 “처음에는 캠프도 안 오겠다고 버티더니 조금씩 이야기도 하고 승마 체험을 할 때는 활짝 웃기도 하더라.”면서 “단 한번에 활짝 열지는 못하겠지만,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변할 수 있다는 것 느껴”

캠프 마지막날인 11일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몰래 마련한 영상편지를 보면서 새로운 각오와 함께 캠프를 마무리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진지한 소감도 쏟아냈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여름캠프’에 참가한 학생과 교사들이 2박3일간 장기자랑, 대화의 사긴, 공동체험 등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음식에는 간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듯 우리 인생에도 강약이 있죠. 학생일 때는 학생다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느꼈어요. 말썽 피우지 않고 착한 학생으로 졸업할 거예요.”(J고 3학년 Y양)

경기도교육청 양익철 장학관은 “학생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교사들도 느낀 점이 많다.”면서 “징계나 처벌보다는 앞으로 이런 캠프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별인사를 하며 최현기군이 살짝 귀엣말을 했다.“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학교 재단을 만들어 우리 선생님을 모실 거예요. 그때까진 선생님한테 비밀이에요.”

안성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서울신문 2005-08-1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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