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우리가 배운것들
2002년에는 기업들의 잇단 회계부정 스캔들에 놀란 투자자들이 상실감과 배신감을 느끼며 주식시장에서 철수했다.
2001년이 정보통신 산업의 거품붕괴와 9·11테러로 특징지어 진다면 2002년은 스캔들의 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통해 미국식 자본주의 시스템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
미국인들은 본질적으로 과감하며 개척정신이 강했으나,이같은 특성은 최근 몇년간 많이 퇴색해 왔다.
이제 미국인들은 위험을 기피하고 주도면밀해졌다.
따라서 기업경영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세금감면책을 포함한 어떠한 정책도 미국경기를 되살리지 못할 것이다.
◆첫번째 교훈
기업들의 회계부정 스캔들은 일부 기업들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미국기업 전반에 해당되는 시스템적 문제다.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자신의 경영 실패를 숨기기 위해 체계적인 회계상의 부정을 저질러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두번째 교훈
최소한 규제의 중요성이다.
당국은 새로운 시장을 규제할 적합한 법체계를 마련하지 못해 수 많은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겨줬다.
인터넷산업과 에너지산업이 바로 이러한 예에 해당한다.
시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최소한의 규제를 필요로 한다.
◆세번째 교훈
이사회의 중요성이다.
CEO의 활동을 견제할 수 있는 일차적 책임은 이사회에 있다.
올 한해 일어난 회계부정 스캔들의 주된 원인은 이사회가 주주들을 대표해 CEO들의 경영활동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데 있다.
수 많은 기업들의 이사회가 CEO들의 과도한 스톡옵션 요구,개인대출,느슨한 회계장부 작성 등을 눈감아 준 것이다.
◆네번째 교훈
CEO들이 너무나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것이다.
IT거품이 붕괴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돈을 잃었다.
직장인들도 일자리를 잃고 기업연금은 바닥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CEO들은 여전히 막대한 보수를 챙기고 있다.
지난 10년 간 CEO들에게 스톡옵션 지급이 편중된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다섯번째 교훈
우리는 경제정책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공급측 경제학자들과 재정적자론자들은 항상 세금감면을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정책의 근거가 되는 경제이론의 실패는 정책결정을 극도로 이데올로기적이고 당파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여섯번째 교훈
디플레가 '신경제'의 새로운 적이라는 점이다.
이전 세대들은 이러한 사실을 1930년대에 배웠다.
첨단기술과 높은 노동생산성, 과도한 경쟁 그리고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저가수입품들은 가격하락을 부추겼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도 가격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경제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2002년 한햇동안 위와 같은 교훈을 얻었고 이를 통해 보다 견고한 경제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다.
그 교훈을 가슴에 새긴다면 2003년은 최소한 올해보다 나은 한 해가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국제) 2002-12-24 정리=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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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2월30일자)에 실린 'What We Learned in 2002'란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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