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마리의 개구리가 우유통에 빠졌습니다. 그 중의 한 마리는 이것이 운명이라 생각하여 체념하였고, 또 한 마리 개구리는 도무지 우유통을 벗어날 수 없다면서 한숨만 쉬다가 죽어걌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개구리는 우유통에 빠진 현실을 직시하고 코끝을 밖으로 내놓은 채 침착하게 헤엄을 쳤습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개구리의 발끝에 무엇인가 닿기 시작하였습니다. 개구리가 헤엄을 치는 동안 우유가 굳어 버터가 되었기에, 세 번째 개구리는 무사히 우유통을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운명보다 더 무서운 것은 체념이 아닐까요?
장용철(시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