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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기개발] 지율스님이 보내온 ‘명상의 글’ 등록일 2003.04.27 22:27
글쓴이 최상용 조회/추천 973/4
지율스님이 보내온 ‘명상의 글’

천성산, 금정산 고속철노선 통과를 반대하며, 부산시청앞 광장에서 38일간 단식기도를 했던 경남 천성산 내원사의 지율스님이 문화일보에 글을 보내왔다.

장기간의 단식 후, 병원에 가라는 충고를 뒤로 하고 내원사에서된장 국물과 쌀 끓인 묽은 미음으로 건강을 회복한 그는 천성산의 아름다움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생태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천성산 지킴이로서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새벽의 여명을 걷어내기 위하여 새들이 지저귀기 시작한다. 새소리에 잠이 깬 시냇물들은 물안개를 피워 산기슭으로 올려보낸다.

아직 다 오르지 못한 물안개는 이제 막 눈을 뜨는 앵초 잎에 이슬로 남아 있다. 일상의 분주함으로 돌아가기 직전, 긴장으로 또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일과에서 순간이나마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꽃잎에 내려앉은 한 방울의 맑은 이슬이 되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불경에는 모든 것이 안개와 같고 이슬과 같다고 하였다. 오늘 자신에게 일어 날 많은 일들을 이제 곧 떠오르는 아침햇살에 부서져 허공 속으로 곤두박질쳐 사라져버릴 풀잎에 맺혀있는 이슬의여정이라고 생각해보자. 그것은 허무주의가 아니라 우리 삶의 단편적인 순간에 찾아오는 통찰이다.

그 한방울의 이슬은 우주적인 무의식으로 통하는 통로가 될 수도있다. 한방울의 이슬이 되어보려는 노력과 마찬가지로 나무가되거나 숲이 되거나 자유로운 새가 되어보자.

때로는 차가운 바위에 붙어 비를 기다리는 이끼가 되기도 해보자. 그런 체험들은사물과 우리의 관계를 밀접하고 친근하며 생동감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해준다.

사람들이 숲으로 들어서서 숲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긴장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산을 오를 때, 정상을 오르려는 마음을 놓아버리고 그 자리에서 가장 가까운 한그루 나무의 벗이 된다면 우리는 부담 없이 그 나무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부드러운 흙냄새를맡으며 그 나무 아래 누워 잠들기도 할 것이다. 새들이 날아와단잠을 깨우려해도 우리는 그 소리를 알아듣지 못할 것이다.

사물과 하나 되려는 체험은 우리 삶의 환영이 얼마나 무서운 집착인지 알게 해주며 존재의 부재라는 명제는 수많은 가치와 의미부여로 시달리는 우리 삶에 균형을 잡아준다.

자아라는 관념에서벗어나 자연의 섭리 속에서 자신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자유롭고 평화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연적인 삶의 방식은 게으름이라고 생각한다.찰나적이고 일회적인 삶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산다는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은 주어진 조건에 만족하며 필요 이상으로 축적하지 아니하고 조촐한삶을 누리는 사람들이다.

주위의 지인들 중에 느리게 살기운동, 면허증, 카드, 휴대전화,내집 안가지기 운동 등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이러한 분들이야말로 성공과 출세에 현혹되지 않고 건강한 미래를 일으켜나갈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게으른 일꾼이 아닐까.

naewon-sa@hanmail.net

문화일보 200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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