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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Home > 소통과 나눔 > 공지사항
제목 [기본] (일상)전철에서 느낀 일상의 깨달음 등록일 2008.07.13 16:03
글쓴이 최상용 조회/추천 1920/16
전철에서 느낀 일상의 깨달음
(지혜의 메시지-108)


연휴가 이어지는 지난 5월 11일
다음 주에 보낼 ‘새미래 뉴스’ 콘텐츠 작업을 마치고 나니 오후 1시가 조금 지났다.

오랜 군 생활을 마치고 IMF 시기에 전역하여 개인 사업을 하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친구의 근황도 궁금하고 허심탄회한 정담도 나누고 싶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잠시 후 놀러 오라는 답신을 받고 사무실이 있는 신도림역으로 갈까 하다가
오늘이 주말이기에 집에 있을 거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물어 볼 것도 없이
과거에 가봤던 동두천으로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전철 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되어 평소에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 한권과 메모지를 챙겨 집을 나섰다.


서울에 살면서 나의 친숙한 벗인 전철은 지친 심신의 피로를 풀어주는 휴식의 보금자리요,
강의 할 주제나 일상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아이디어 산출의 장이며,
여유 있게 보고 싶은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새로운 정보와 변화를 일깨우는 산실이다.
어디 그뿐이랴 잠시 시선을 돌려 주변을 돌아보면 각양각색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세상살이의 감칠 맛나고 사람 냄새나는 모습들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은퇴자와 노인의 생애설계’에 대한 오랜 연구를 통하여 인간이 궁극적으로
맞이해야할 단계인 “죽음”에 대한 나의 관심은 1998년 김옥라선생님이 이끌어 오신
‘삶과 죽음을 연구하는 모임’의 워크샵을 통해 노인 연구에서 중요한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
이후 정진홍교수님의 저서인 ‘죽음과의 만남’ 등 다양한 문헌을 통해
나름의 이론체계를 갖으려고 노력 중이다.


오늘은 예전에 한번 읽었던 이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보니 어느덧 전철은 서울 도심을 통과하여 한적한 교외로 접어들고 있었다.
나의 주변에 앉아 계시던 사람들이 내리고 타고를 반복하면서 전철 안은 승객이 한산해 보였다.
시간차를 두고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물건을 파시는 분들이 나타났다.
등산모자, 비옷, 접착식 고리 등,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접착식 고리를 파시는
60대 전후의 어르신의 판매 기법이었다.
다른 분들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멘트로 상품설명을 하는 수준이었으나,
이분은 대다수 승객이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특이한 억양과 제스처,
이해하기 쉬운 설명으로 전철 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아 자신에게 시선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그 분은 간단명료하게 상품의 용도와 기능, 가격을 설명한 뒤 접착식 고리를
출입문 유리에 붙인 후 자신이 끌고 다니는 손수레가 무겁다는 제스처(약 30Kg)를 보이면서
힘찬 기압? 과 함께 손수레를 불끈 들어 고리에 걸고,
‘어떤 아주머니는 집에서 못을 박을 수 없어 이걸로 메주를 말리는데 십상’이라고...
부연 설명을 실감나게 하고 나니, 이곳저곳에서 20여명의 사람들이 천원짜리 한 장을 내밀며
고리를 사고 있었다.
아 ^*^ 하 !
똑같은 장소에서 물건을 팔 때도 어떻게 해야 물건을 잘 팔 수 있는가를
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면서 나에게 새로운 깨우침을 주었다.


『전철이라는 공간과 승객들의 심리, 환경적 특성을 파악하여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한 후, 믿을 수 있게 실연을 하면서 우리 집에서 꼭 필요한 물품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한 것』이 바로 구입을 독려한 듯했다.


또 다른 장면은 가능역에서 노부부가 함께 우리 칸에 탑승하여 자리가 없어 서 있었다.
보아하니 70대 중반인 듯한 할아버지가 몸이 불편한 할머니의 앉을 자리를 찾느라
두리번거리신다. 주변에 빈자리가 없는듯하여 내가 일어나려 하는데
그 옆에 앉아 있던 젊은 아주머니께서 먼저 자리를 양보해 주신다.


자리를 양보한 사람에게 간단한 목례나 고마움을 표현했으면 좋으련만...
당연한 것처럼 대하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면서 씁쓰름한 기분을 느꼈다.
양보한 분은 분위기가 어색한지 저만치 다른 출입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노약자를 위하자는 캠페인의 홍수 속에서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그 분들을 위해 배려와 양보를 하려 할 것이나 받는 입장에서
당연하게 대하는 태도는 배려하는 사람에게 실망감과 괜히했나?라는
생각이 들게 되어 다시는 양보 하지 않을 것이다.


노약자의 입장을 떠나 상대가 나에게 배푼 배려에 대해서는
고마움의 표시를 해야 되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다.
손도 마주쳐야 소리를 내고, 구슬도 꿰매야 옥석이 되듯이...
오고 가는 정담 속에 우리 사회가 한걸음 성숙해질 것이요
그 어떤 캠페인보다도 더욱 강렬한 의미를 전달 할 것이다.


이런 저런 사람들의 모습과 전철안의 분위기에 젖어 있는 동안
어느 듯 덕계역에 도착할 즈음, 친구한테서 문자 메시지가 왔다.


‘어디냐? 왜 아직도 안와? 나 신도림에 있는데...’
‘뭣이야! 신도림? 그럼 오늘도 근무하고 있는 거야...
야 임마, 처음에 거기라고 말해 주지!...’


나의 부주의와 고정관념으로 난 왕복 3시간의 전철 여행을 했다.
그러나 소비된 시간에 비해 내가 보고 느낀 것은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소중한 삶의 지혜들이었다.


- 최 상 용. 새미래 뉴스 운영자. 지혜교육 & 은퇴자 생애설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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